포항 과메기 구입 후기
소소한 일상 2010. 12. 21. 00:23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과메기는 포항의 특산물로, 꽁치를 바닷가의 덕장이라는 곳에 죽 널어놓고 밤과 낮의 기온차로
얼렸다 녹였다하면서 만드는 아주 쫄깃하고 맛있는 겨울 별미다.
예전에는 청어로 만들었으나 요새는 대부분 꽁치를 이용해 만든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어획량의 감소가 주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요새도 죽도 시장이나 포항 어딘가에서 청어 과메기를 팔기도 하는데 나도 아직 먹어보진 못했다.
(꽁치과메기 보다 맛은 더 좋다는 소문.)
과메기는 사실 처음 먹으면 많이 비리다. 이 비린 냄새 때문에 못먹는 사람도 많다.
(다만 제대로 못만들어서 비린 거랑, 과메기 특유의 그 비린내랑은 구분해야 한다!)
나 역시 대학교 1학년 겨울에 과메기를 처음 맛볼때만해도 이걸 무슨 맛으로 먹지? 하는 느낌이었는데
그렇게 맛보고 딱 한달 후, 뜬금없이 과메기가 막 땡기더니, 지금은 없어서 못먹을 정도다.
과메기는, 주위 사람들이 맛있다 맛있다 하는 분위기 속에서 맛있나? 하면서 그냥 일단 먹어놔야 하는 거 같다 ㅋㅋ
지인 중에 비린 걸 싫어해서 생선을 안먹는 사람이 있는데, 과메기는 맛있다면서 잘 먹는 거 보면
과메기의 비린내는 비린내라 할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여튼 글로는 백날 말해도 모르니 안드셔 본 분은 직접 드셔보시길 ㅋㅋ
여튼 오늘의 본론으로 돌아와서..
여튼 누나의 부탁으로 과메기를 보내기 위해 가까운 시장에 다녀왔다.
옆 시장에 인기있는 건 '녹차 과메기'인데, 그나마 덜 비리기 때문에 처음 먹는 사람들도 잘 먹는다고 많이들 사간다.
(죽도시장에 나가보니 한방 과메기도 팔고 있었다 ㅎ 뭐 나처럼 입이 둔한 사람한테는 다 거기서 거기지만..)
오늘도 녹차 과메기나 보내야지 하고 갔는데 이게 왠걸,
인기가 좀 있으니까 매년 가격이 야금야금 올라가더니 올해는 큰거 한팩(20마리=40쪽)에 1만8천원으로 올랐다 ㅠ
이건 아니다 싶어 옆쪽에 또 다른 가게로 이동. 여기는 예전에 택시 아저씨 추천해주신 집이다.
ㅋㅋ 여기는 20마리에 1만5천원. 안쪽으로 가면 1만4천원도 있고 한데 일단은 아는 집인 여기서 스톱.
아까 봤던 거에 비해 과메기도 실해보인다.
그래서 결국 녹차과메기랑 이 집 과메기를 같이 사서 보내기로 했다 ㅋㅋㅋ
두개 같이 맛보고 비교해보라고 ㅋㅋ
나중에 테스팅 결과가 오면 포스팅 해야지 ㅎㅎ
* 과메기 구입 Tip 하나.
과메기를 몇번 먹어보면 알겠지만, 과메기는 마른 것과 덜 마른 것이 있다.
하나는 상대적으로 바짝 말려서 덜 느끼하고 조금 더 담백한거 같다. 하지만 기름기가 적은 만큼 질감도 좀 질겅질겅 하는 느낌이다. (물론 과메기를 오징어 만큼 말리진 않는다-_- 그냥 느낌을 과대 표현 한것이니 알아서 걸러 읽으시길 ㅋㅋ)
다른 하나는 기름기가 많아 과메기가 좀더 통통해보이고 질겅질겅보다는 쫀득쫀득한 느낌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기름기가 많은 걸 좋아하고, 부모님도 이쪽을 더 선호하신다.
반면 처음 먹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마른 담백한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이게 구입하는 가게에 따라 복불복인 줄 알았는데,
오늘 과메기를 사러 갔더니 옆에 아주머니께서 "기름기 아주 많은 걸로 주세요"라고 당당히 요구하시는 게 아닌가!
주인아주머니도 기름기 많은 걸로 골라서 건네주시고!!
복불복이 아니라 그냥 말하면 되는거였다 -_-;; 참고하시길..
(그런데 생각해보면 같은 가게는 같은 덕장에서 나온 과메기를 가져다 파니 건조정도가 달라봐야 큰 차이는 안날 것이다.
그냥 가게 안에서 파는 것 중에서 조~금 다른 정도에 불과할테니 큰 차이를 원하면 가게들을 비교해 보는게 맞을 것이다.)
* 과메기 구입 Tip 둘.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싸게 맛있게 먹고 싶다면, 안깐 과메기를 사는 방법도 있다.
시장을 나와보면 스치로폼 접시에 과메기를 10마리나 20마리씩 랩으로 싸서 판다.
그런데 옆을 보면 가끔 종이뭉치들이 쌓여있는 것도 볼 수 있는데, 이건 "안깐 과메기"를 파는 것이다.
과메기는 꽁치를 짚 등으로 통채로 묶어 말린 후에, 그것을 반으로 쪼개고, 껍질을 벗겨서
위에 말한 것처럼 판다. (그래서 가게를 보면 아주머니들이 열심히 껍질을 쭉쭉 벗기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까가 팝니다'라는 구수한 사투리로 광고문구를 내건 집들도 많이 보인다.
이렇게 깐 과메기는 노동력이 추가 된 댓가로 1~2천원씩 더 얹어서 팔게 된다.
그래서 안깐 과메기는 조금이나마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예전에 부모님이 포항에 오셨을 때 물회를 먹으러 갔던 집에서 이런 얘기를 듣고
이게 더 낫겠다하시며 안깐 과메기를 한번 사가보셨는데, (우리집은 질보단 가격 ㅋㅋㅋ)
가격도 가격이지만 맛도 더 좋았다고 하셨다 ㅎㅎ
내 노력이 더 들어가서 맛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 이건 껍질이 맛있는 기름이 빠지는 걸 방지해주고 과도하게 건조되는 걸 막아주기 때문에 더 맛있는 것이다. 마치 바다에서 갓잡은 싱싱한 생선회가 더 맛있는 것 같은 이치랄까 ㅋㅋ
먹기 직전에 벗긴 과메기가 맛있는 법이다 ㅋㅋ
젤 처음 사진과 아래 사진은 얼마 전 한 술집에서 안주로 먹었던 우리들의 올 겨울 첫 과메기 ㅋ (그래서 사진찍은 거임.
된장남 아님.) 서울에서는 몇조각 주지도 않고 비싸게 받는다고 들었는데, 포항에선 사진 속 식탁위에 올라가있는 거
다해서 단돈 15,000원! (술빼고 ㅋ) 다들 배고파서 한접시 더 시켜먹었었다 ㅋㅋ
(이건 앞에서 말한 '마른' 과메기여서 내 입엔 별로였다. 물론 일행들은 완전 맛있다고 감탄을 금치 못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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